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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사무국

문제많은 가족업무의 여성부 이관 - 한겨레신문(2004.12.26)

조회수:4944 

문제많은 가족업무의 여성부 이관

정부에 적극적인 가정정책의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지금은 역동적으로 변하는 가족과 가정생활에 대해 적극적 대안을 찾을 때다. 그런데 아동·노인 업무는 복지부에 남고, 가족 업무를 여성부와 복지부가 나눠 담당한다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12월18일 정부혁신지방분권위는 가족 업무 일부를 여성부가 담당하도록 하는 방안을 발표하였다. 여성부는 기존의 여성 관련 정책과 최근 이관된 보육업무 외에 가족보호 업무까지 담당하게 되었다는 것, 가족 업무는 가족해체와 이혼, 혼례, 가정 갈등 예방과 모·부자가정 지원 등, 2004년 2월 제정된 건강가정기본법의 내용이라는 발표다.

이와 관련해 지난 11월 공청회에서 통합적인 가정 업무의 부처 이관이라는 주제가 논의된 바 있으나, 그 과정에서 관련 전문가나 단체의 목소리를 소홀히 했다는 40여개 시민단체의 비판에 부닥친 바 있다. 그럼에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가족 업무를 여성부로 이관하는 방안이 발표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은, 왜 가족을 구성하는 아동이나 노인, 청소년 업무는 이 부서 저 부서에서 산발적으로 수행하고, 가족 업무의 일부만 여성부로 이관되는가에 대해 합리적이고도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과정을 보며, 정부혁신위와 우리 정부에 적극적인 가정정책의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 지금은 가족 관련 정책과 제도의 한계를 벗어나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가족과 가정생활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며, 따라서 통합적 가정정책이 필요한 때다. 그런데 아동과 노인 업무는 보건복지부에 남고, 가족 업무 중 일부인 건강가정기본법 관련 업무는 여성부에서, 또 일부는 보건복지부에서 담당한다는 부처 이관 결정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 가족 업무의 일부가 여성부로 이관된다는 발상에 대해 강력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의 힘으로 ‘가족’을 지탱해 오던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음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런 마당에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가족을 보겠다는, 그러므로 여성부에서 가족 업무를 담당해도 좋다는 발상은 가족의 본질에 대한 몰이해와 왜곡된 관점을 드러내고 있다. 가족에 대한 이해에서 성(性)은 물론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그뿐은 아니다. 무엇보다 세대가 거기에 포함되어야 하고, 환경과의 상호작용, 가사노동을 통한 일상적/세대적 재생산, 소비와 공동체문화 등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으면 가족에 제대로 접근할 수 없다. 따라서 가족 업무도 제대로 추진할 수 없다. 기존의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우리가 지녀왔던 여성-가족/남성-사회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벗어나야 이 시대의 역동적 가족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족’ 업무의 여성부 이관 논의는 여전히 가족을 여성에 의존하는 전근대적 제도로 접근함으로써 시대역행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여성부로 이관된 보육업무를 제대로 처리하는지, 과연 보육업무가 여성부로 이관된 것이 합리적이었는지 아직까지 점검하지 않은 상태다. 여성부의 보육업무 추진에 대한 점검과 평가를 거치고 난 다음, 새로운 업무의 이관을 논의해도 늦지 않다. 부처간 업무 주고받기식으로 보이는 가족 업무의 여성부 이관이 잘못된 결정이라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이 나라의 주인된 국민과 그들의 가정을 정책의 실험대상으로, 잘못된 제도의 희생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가족’ 업무의 부처 이관이 어떤 특정 단체, 특정 부서, 특정 집단의 권력 늘리기에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 모두의 강력한 감시가 필요하다. 이참에 통합적 가정정책의 올바른 길을 모색하는 열린 포럼이 형성되어야 한다.

송혜림/울산대학교 교수

  글쓴시간:2005-01-04 07:49:52 from 222.109.149.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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